왠지 부처님을 연상하게 하는 외모의 마스터에게 카페를 위임받아 운영하게 된 청년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단편집입니다. 성실한 청년은 항상 목요일에 와서 코코아를 마시는 어떤 여성을 좋아하지만, 손님에게 부담이 될까봐 다가가지 못하고 있어요. 그런데 어느 날 그 여성이 슬퍼하는 모습을 보고 위로하게 되며 전보다는 조금 가까워진 사이가 됩니다.
단편집은 이렇게 단편마다 한 인물의 인생에서 일부분을 짧게 보여주고, 그 다음 단편에서는 그 인물의 인생에서 언뜻 등장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이어가는 식으로 서술되고 있어요. 예를 들면 앞서 언급한 첫 단편 다음에는 위에 나온 여성이 항상 앉던 자리에 우연히 먼저 앉아 있던 다른 여성의 이야기가 나오고, 그 다음엔 그 여성이 아이를 맡기는 유치원 교사가 나오고... 이런 식이에요. 이 책의 특징이라면 이렇게 인물에게 연속성이 있다는 것과 무대가 도쿄와 시드니 두 곳에서 전개된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사실 힐링 소설이라는 건 목적이 명확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주제는 비슷하잖아요. 누구나 인생에 힘든 순간이 찾아오겠지만, 결국에는 이것 또한 지나가기 마련이고 돌아보면 내 주변에도 좋은 사람들이 있고 등등. 뭐 자세히 말하지 않아도 다들 아시겠죠? 아무튼 이 작품에서는 저 마스터라는 인물이 키포인트예요. 그는 자신이 마스터라고 불리기를 원하면서 처음 보는 청년에게 카페를 맡기기도 하고, 예술가를 발굴해서 전시회를 열기도 하거든요. 그는 자신의 행동으로 누군가 빛을 보기를 바란다고 하는 신비로운 인물인데 단편 중에 번역가를 꿈꾸던 여성 역시 여러 가지 인연을 거쳐 그를 통해 도움을 받고 그런 생각을 해요. 인생에서 누구나 다른 사람에게 어떤 연결고리나 계기가 될 수 있겠다고요.
그런데 음.. 영화도 그렇지만 보통 코미디가 외국에서는 흥하기 어렵다고 하잖아요. 웃음 포인트가 다르니까. 그런데 저는 여기에 힐링물 넣고 싶고요. 그 유명한 나미야 잡화점에도 이 분위기에 갑자기 술집 여자가 되는 걸 고민한다고...? 하는 장면이 있는 것처럼 뭔가 감성 자체가 다른 부분이 있어요. 미스터리나 엄청 극단적으로 치닫는 순문학처럼 내용 자체가 강렬한 작품이면 그런 다른 감성이 오히려 매력 포인트가 될 수 있겠지만, 힐링물은 감성 자체가 공감이 가야 힐링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아무튼 저는 이 인물이 릴레이되는 방식은 진짜 흥미롭고 좋았는데 일단 제목을 보고 샀기 때문에 계속 카페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올 줄 알았는데 갑자기 호주로 날아가서 좀 당황했어요. 그래도 이렇게 다른 사람의 인생을 잠깐이나마 들여다보고 싶은 분에게는 추천할게요. 또 힐링 소설 특징이 나쁜 사람이라고는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잖아요? 서로의 인연이 정말 절묘하게 스치는 것을 보면서 인생 진짜 모를 일이다... 라고 느낀 적이 있다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거예요.
青山美智子 <木曜日にはココアを> 宝島社 / <목요일에는 코코아를> 권남희 옮김 문예춘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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