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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타다 도시 <종이 감정사의 사건 파일 미니어처 하우스 살인>

친구만 있으면 일반인도 탐정이 될 수 있어☆ 종이 감정사라는 독특한 직업의 주인공이 우연한 기회에 사건 의뢰를 받고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해결한다는 내용입니다. 주인공 와타베는 출판사에 종이를 납품하는 1인 기업의 대표예요. 다만 보통 종이 납품은 대량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출판사는 더욱 싸게 출간하기 위해 업체끼리 입찰 경쟁을 시키므로, 1인 기업인 그는 별로 승산이 없어서 그냥 근근이 먹고 사는 처지입니다. 그런 그에게 한 여성이 탐정 사무실로 착각하고 들어와 남자 친구가 바람을 피우는지 조사해 달라고 의뢰하게 돼요. 와타베는 어차피 시간도 많으니 용돈벌이를 하는 느낌으로 의뢰를 받게 되는데 여기서 프라모델이 하나 등장합니다. 의뢰자에 따르면 남자 친구가 평소와 달리 갑자기 프라모델을 만들었다고 하면..

소장기관 2026.04.01

요시카와 도리코 <물거품 이는 대로>

지금의 상처도 언젠간 과거의 일이 되고 2029년을 기점으로 각 장마다 10년씩 거슬러 올라가 1979년으로 마무리되는 한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2029년 현재, 화자인 초등학교 3학년 여자아이, 유우는 평소 관계가 소원하던 외할머니가 사망하며 엄마와 함께 장례를 치르고 이모네 가족과 함께 할머니의 집을 정리하는 내용으로 시작해요. 엄마와 이모는 나이 차이가 제법 나는 자매인데 철없는 엄마에 비해 이모가 훨씬 똑 부러져서 마치 언니와 동생이 바뀐 것 같아요. 그걸 보며 유우는 자신과 오빠, 시온의 관계와 비슷하다고 느낍니다. 2029년은 화자가 어린 것도 있어서 뭔가 '우리 가족이 평범한 것 같진 않다'라고 느끼는 정도에 그치면서도 왜 평범하지 않은지 읽는 독자는 어렴풋이 알 수 있도록 힌트를 주도록 쓰..

소장기관 2026.04.01

우타노 쇼고 <밀실살인게임 왕수비차잡기>

도파민 추구도 작작하라는 경고일까 익명의 다섯 명이 실제로 살인을 저지르고 어떻게 살인을 저질렀는지 그 트릭을 알아내는 과정을 경쾌하게 묘사하는 소설입니다. 다섯 명이 각자 어떤 문제를 내는지 순서대로 서술되고, 미스터리 소설답게 그 후에 어떤 반전이 일어나는 구조예요. '악인'이 주인공인 소설을 좋아한다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이들에게 살인은 그냥 퀴즈를 위한 수단일 뿐, 아무런 죄책감이 없거든요. 다만 저는 결론부터 말하면 별로 취향은 아니었어요. 이유는 일단 저 다섯 명이 살인 퀴즈를 내는 분량이 너무 지루하고 길어요. 사실 이 부분이 길고 지루한 건 이유가 있거든요. 본문에도 언급되지만 이 게임은 이미 범인은 고정되어 있고, 살인 동기도 퀴즈를 내기 위해서니까 결국 퀴즈 내용은 '어..

소장기관 2026.03.20

교고쿠 나쓰히코 <망량의 상자>

망량에 사로잡힌 인간군상 두 가지 사건이 동시에 진행되며 과학과 종교, 윤리 등에 있어 '인간의 경계'를 묻는 작품입니다. 첫 번째 사건은 가나코라는 중학생 소녀가 열차에 치여 생사를 오가는 부상을 입은 와중에 병실 침대에서 감쪽같이 사라지고 만 것이에요. 두 번째 사건은 여러 소녀들의 절단된 신체 부위가 상자 속에 담겨서 발견되는 것이고요. 이 사건은 각각 별개로 진행되다가 마지막에 진실이 밝혀지며 그 연결고리가 드러나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먼저 이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장광설'로 유명한 교고쿠도의 대사일 거예요. 전후 일본을 배경으로 한 일명 '백귀야행 시리즈'에서 교고쿠도는 현대인의 감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가 과거와 달리 동물권을 생각하는 시대를 사는 것처럼 그 시대의 보편적인 ..

소장기관 2026.03.20

우케쓰 <이상한 그림>

에서 진화한 메타 픽션 블로그에 올라온 의미심장한 글과 그림에 얽힌 비밀을 파헤치는 내용의 소설입니다. 각기 다른 사건이 그림과 함께 전개되고 마지막에 그 사건들이 하나로 수렴하는 구조예요. 시작부터 놀라운 추리력을 발휘한 구리하라가 여기서도 등장하여 사건에 대한 힌트를 줍니다. 시간상으로 따지면 구리하라가 대학생으로 나오므로 '집'보다 과거의 일임을 알 수가 있어요. 이렇게 추리 실력을 키웠기에 '집'에서 시작부터 그런 슈퍼 추리가 가능했다는 걸 의미하는 걸까요? 아무튼 문제의 블로그는 초반에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는 남성의 글로 시작하여, 임신한 부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끝납니다. 그리고 첨부된 그림을 재조립하면 어떤 나이든 여성이 산모의 배를 갈라 아이를 강제로 꺼내는 끔찍한 그림이 된다는 걸 ..

소장기관 2026.03.10

사토 쇼고 <홍시>

씁쓸한 떫은 감이 달콤한 홍시가 되기까지 한 인간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성숙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소설입니다. 주인공 카오리는 고모의 장례식을 마치고 술에 취한 남편을 태우고 빗길을 운전하던 중, 사람을 치고 그대로 도주한 죄로 교도소에 갇히고 맙니다. 당시 임신 중이던 그녀는 교도소에서 아들을 낳지만, "죄인인 엄마보다 죽은 엄마가 더 낫다"라는 남편의 말에 따라 이혼을 하고 더는 아들을 만나지 못하게 돼요. 출소 후, 카오리는 오직 아들의 생명보험금을 내기 위해 일하는 날을 보내고,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며 점점 서쪽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소설은 카오리의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진행되어 아들을 만나고 싶은 그 마음을 아주 절절하게 묘사하고 있어요. 초반에 카오리는 매우 의존적인 인물로 묘사됩니다. 죽..

소장기관 2026.03.10

무라타 사야카 <지구별 인간>

정상은 정말 정상일까?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여 취직하여 돈을 벌고, 결혼해서 아이를 낳는 일만이 정상인지 묻는 작품입니다. 주인공인 나쓰키는 '포하피빈포보피아'라는 별에서 온 마법 소녀예요. 하지만 본인의 별로 돌아갈 수 없기에 어쩔 수 없이 지구에 살고 있어요. 따라서 나쓰키는 마찬가지로 외계인인 사촌, 유우와 몰래 결혼하고 서로 반드시 살아남기로 약속하게 됩니다. 나쓰키의 이런 행동을 보면 별난 아이라는 생각이 들 거예요. 그런데 사실 나쓰키는 항상 언니와 비교당하며 부모에게 차별을 받고 있습니다. 또 학원 선생에게는 성추행을 당하고 있어요. 하지만 아무도 나쓰키를 도우려고 하지 않고 무시합니다. 자신을 마법 소녀라고 믿는 건 부당한 현실로부터 본인을 지키기 위한 수단인 거죠. 유우가 자신을 외계인..

소장기관 2026.02.28

구라치 준 <별 내리는 산장의 살인>

독자의 추리를 유도하는 본격 메타 미스터리 눈으로 고립된 산장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범인을 찾는 본격 미스터리 소설입니다. 주인공인 가즈오는 회사에서 밀어주는 연예인(정확히는 연반인 느낌), 호시조노의 매니저가 되어 업무 차원에서 한 산장으로 가게 됩니다. 산장 소유자인 부동산 회사 사장을 비롯하여 총 9명이 모여 하룻밤을 지내고 감상을 말하기만 하는 간단한 일이었죠. 그런데 그날 밤 사장이 살해당하고 설상가상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바람에 나머지 사람들은 범인과 함께 산장에 갇히고 맙니다. 이에 가즈오는 얼결에 범인 찾기에 나서게 되고... 하는 이야기예요. 줄거리와 설정만 보면 추리 장르에서는 흔한 클로즈드 서클 형식의 미스터리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 특이한 점은 각 장마다 작가가 전제..

소장기관 2026.02.28

찬호께이 <고독한 용의자>

비극적 서사 속에서 빛나는 인간의 마음 홍콩을 배경으로 치밀한 복선과 반전이 매력적인 추리 소설입니다. 사건의 배경이 되는 지역은 구글 지도로 확인도 가능하다고 해요. 소설 속에 언급되는 사건이며 소재 다 일본의 것이 많은데 아파트 묘사와 같은 배경은 물론이고 인물의 성격과 전개는 중국 느낌이라 굉장히 오묘하고 매력적이었어요. 또 사건이 굉장히 끔찍하고 잔인한데도 마냥 자극적인 책은 아니었다는 점도 인상적이에요. 서로 다른 것들이 잘 조합된 느낌이랄까. 내용은 20년 동안 방에 틀어박혀 지낸 40대 남자가 자살하며 시작됩니다. 그저 은둔형 외톨이가 고독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한 듯했던 이 사건은 그의 옷장에서 토막난 채 수많은 병에 담긴 시체가 발견되며 살인 사건으로 전환돼요. 당연히 자살한 남자가 범인으..

소장기관 2026.02.20

다카하시 히로키 <두드리다>

일상의 이면을 깊이 있게 묘사한 단편집 평범해 보이는 일상 속에 깔린 불편함과 위태로움을 은근하게 드러내는 작품들을 묶은 단편집입니다. 총 다섯 편이 실려 있는데 개인에서 사회, 자연으로 점점 스케일이 커지는 게 특징이에요. 읽고 나서는 "이게 무슨 얘기지?" 하는데 곱씹다 보면 점점 그 진가가 드러나는 책이었습니다. 표제작인 는 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직장에서 잘릴 위기에 놓여 있고, 도박으로 빚을 지며, 결국 강도 사건에 가담했다가 동료에게 배신당합니다. 집주인 할머니에게 얼굴을 들킨 그는 할머니를 죽이기로 결심하고 부엌에 갑니다. 그런데 살인은 해본 적이 없어서 목이 타니까 일단 물을 마셔요. 그런데 갈증이 해소되고 나니 또 배가 고픈 것 같아서 옆에 놓인 옥수수도 먹고요. 좀 이상하죠? 이..

소장기관 2026.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