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편의 이야기가 담긴 소설이에요. 표제작인 '야시'는 무엇이든 물건을 사지 않으면 나갈 수 없는 야시장에 간 남자아이의 이야기입니다. 어린 시절 야구 재능을 사는 대신 동생을 판 그는 고등학생이 되어 동생을 찾기 위해 야시장에 간다는 이야기예요. 나머지 이야기는 어린 시절에 지나간 기묘한 길을 찾아 친구와 들어간 남자아이는 인간이 아닌 자들 사이에서 약간의 모험을 즐기지만, 사건에 휘말리며 친구가 죽고 사람을 되살릴 수 있다는 곳을 찾아간다는 이야기고요.
둘 다 순간의 선택으로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질렀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동생을 팔던 당시에도 당연히 인간은 사고 팔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 선택했고, 인간의 것이 아닌 길을 찾아가는 아이 역시 본능적으로 그곳에 가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이럴 때 꼭 하지 말라는 것을 해야 이야기가 진행되는 법 아니겠어요. 저는 겁이 많아서 하지 말라면 안 하는 타입이라 이런 이야기를 읽으며 역시 하면 안 된다는 것을 대리 체험하고 있고요;
그런데 이야기는 거기서 끝이 아니라, 그것은 정말로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이었나? 그리고 살아가면서 누구나 선택하면서 사는 것이 인생 아닌가? 하는 말을 해줍니다. 주인공들이 다 어려서 그런가 물론 잔혹한 선택들이긴 했지만, 그 선택 후에 어떻게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물론 두 번째 이야기에서 죽은 친구는 더 이상 선택할 인생이 없기는 하지만, 내용에 보면 그 친구의 삶도 보기에 따라서는 꼭 모든 게 나쁘지만은 않은 걸 알 수 있거든요. 장르가 호러긴 하지만 내용은 기묘한 이야기에 더 가까워서 그런 분위기를 좋아하는 분이면 재미있게 읽을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두 번째 글이 더 좋았습니다. 아이가 친구를 살리기 위해 그곳의 주민인 청년의 안내를 받아 짧은 여행을 떠나거든요. 그 와중에 묘사되는 인간의 세계와 나란히 존재하는 비인간의 세계도 좋았고, 아이가 죽은 친구를 보며 점점 죽음이란 무엇인지 실감하기도 하고, 또 결국 여행의 끝은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점까지 깊게 생각하면 오싹한 세계관이 약간 설화처럼 표현되었거든요. 첫 번째가 아마 내용도 그렇고 결말도 문학적으로 더 완성도가 높은 느낌인데 두 번째 쪽 인물 설정이 더 취향이었어요.
恒川光太郎 <夜市> KADOKAWA / <야시> 이규원 옮김 노블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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