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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유키코 <후시기>

일어번역가 이진아 2025. 3. 22. 00:27

이상하다는 뜻의 제목과 같이 뭔가 좀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는 소설입니다. 소설가인 주인공인 ''는 오가미라는 편집자에게 식사 대접을 받으며 시작돼요. 낮부터 고급 레스토랑에서 접대를 받으면서 이러면 업무 의뢰를 거절하기 어렵다고 속으로 투덜대는 사이, 오가미 편집자가 이상한 말을 꺼냅니다. 그것은 젊은 시절 내가 잠시 살던 집에 관한 이야기였어요. 나보다 젊은 나이인 오가미 역시 그 집에 살았던 적이 있는데 아무래도 집이 좀 이상하다는 얘기였죠. 소설 소재를 찾는 나에게 오가미는 그 집을 소재로 써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하고, 자신이 더 정확한 이야기를 알기 위해 그 집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로 그 집에서 추락하여 사망하고 맙니다. 그런데 문제는 죽은 오가미로부터 자꾸 메일이 온다는 거예요.

 

이런 식으로 이야기는 이상한 메일과 금지된 장소, 저주받은 핏줄 등 무언가 확실히 이것이 문제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아예 관련이 없다고도 할 수 없는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게 되고 나는 그러한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일부는 체험하기도 하고 그래요. 이런 얘기 벌써 몇 번째 쓰는지 모르겠는데 소재 자체는 호러에 흔한 내용이거든요. 그런데 주인공이 소설가라서 이게 진짜 있는 일인지 아니면 작가가 각색한 내용을 서술하는 중인 건지 알 수 없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 작가의 1인칭 시점이라 본인의 속마음이 같이 드러나는데 이것 자체도 뭔가 이상해요. 그렇게 결말까지 가면 나름대로 진실이 드러나는 미스터리 형식을 취한다는 것도 특징이에요. 또 초반의 장면처럼 출판사 사람과 식사하거나 같이 취재하러 가는 모습이 묘사되는데 별것 아닌 문장에서도 >>>내가 이 정도 사람이다<<<라는 자의식 과잉이 잘 드러나서 이걸 하이퍼 리얼리즘이라고 불러야 할지 좀 고민했어요ㅋㅋㅋㅋ

 

제목처럼 상황이 이상하기도 하고, 사람이 이상할 때도 있고, 이상한 인연으로 이어지는 등 다양한 이상한 것들이 나오는 작품인데 리뷰를 보면 작가의 작품 중에서는 가벼운 축에 속한다고 쓰여 있었거든요. 이것도 가벼운 내용은 아닌데 대체 다른 책들은 어떻길래 그런 말이 나오나 싶긴 한데; 이런 뭔가 확실히 알 수 없는 찝찝한 분위기를 즐기고 싶은 분에게는 추천하고요, 분위기에 비해 결말이 좀 약한 느낌이라 호러 '미스터리'를 원하는 분에게는 비추할게요.

 

真梨幸子 <フシギ> KADOKA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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