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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다 신조 <우중괴담>

일어번역가 이진아 2025. 3. 30. 21:35

미쓰다 신조 작가 본인이 남에게 들은 이야기를 옮긴다는 컨셉으로 네 개의 괴담과 하나의 진상을 포함해서 총 다섯 가지 이야기로 구성된 책이에요. 괴담은 각각 집 밖으로 나가면 안 된다는 정체불명의 의식, 사고를 예고하는 그림, 사이비 종교 시설에서 하는 경비 근무, 나를 부르는 보이지 않는 존재에 관한 이야기예요. 무섭다는 말만 듣고 이 작가 책은 사실 처음 읽었는데 진짜 무섭더라고요ㅠ0ㅠ 아니 아무리 하지 말라는 행동을 하는 게 호러의 기본 공식이라지만, 그럼 좀 더 확실하게 말을 하란 말이에요. "뫄뫄야, 여기서는 이렇게 행동하고 저건 하면 안 돼" 했을 때 그 상황에서 야-악간 벗어나는 일이면 판단하게 애매하잖아요. 아니면 "이것만 해! 아님 죽어!" 이렇게 정해주든가!

 

저는 괴담 중에서는 네 번째 이야기가 제일 무서웠어요. 집에 자꾸 찾아와서 벨을 누르지만, 막상 문을 열면 아무도 없다는 것 자체가 너무 현실 호러예요. 이야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호러 작가가 경찰인 아버지에게 신기한 이야기를 들어요. 한 신혼부부의 집에 자꾸 누가 벨을 누르는 거예요. 심지어 집에 없는 척을 하니 좀 더 가까이 다가와 노크까지 하지만, 정작 범인이 누군지는 모른다는 이야기예요. 그걸 듣고 작가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떠올리는데 이쪽은 좀 더 오컬트적인 내용입니다. 서술자인 손녀는 아픈 할머니의 심부름으로 멀리 떨어진 한 산골짜기에 있는 집에 향을 피우러 갑니다. 그때 할머니는 향만 피우고 바로 돌아오라고 해요. 워낙 시골이라 어떤 차를 얻어타는데 그 차주도 목적지를 말하자 표정이 안 좋아지며 향만 피우면 바로 떠나라고 해요. 온 세상이 다 그것만 하고 오라는데 당연히 그렇게 끝나지 않고 다른 행동을 한 손녀는 겁에 질려 그곳을 떠나 돌아오지만 이미 할머니는 돌아가신 상태예요. 그 후로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데... 하는 이야기. 근데 다른 행동도 애매한 게 보통 사람이면 그냥 귀찮아도 거기까지 간 이상 순순히 할 법한 일이라 진짜 웬만큼 인성이 더럽지 않은 이상은 피할 길이 없는 거예요ㅠ0ㅠ 뭐랄까 그 무슨 짓을 해도 도망칠 수 없는 절망이 너무... 너무 무서워요.

 

마지막 진상에 해당하는 부분이 원서에서는 책 제목과 동일한 제목이 붙어 있어요. 진상이라고나 할까 이게 컨셉은 작가가 들은 이야기를 재구성한 것이라 그 부분에 대한 마무리에 해당하는 내용이에요. 그렇다고 또 앞의 이야기를 친절하게 설명하고 이런 게 아니라 괴담 같은 거 보면 마지막에 그런 거 있잖아요. 이런 이야기를 굳이 공개하는 이유는 여러 명에게 퍼뜨려 저주의 농도를 옅게 하기 위해서다. 그것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하고 여운을 주며 끝나는 내용. 그런 것처럼 일종의 의식 같은 부분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근데 여기도 또 괴담이 섞여 있어서 이제 끝났다고 방심하면 또 다른 공포를 맛보는 그런 악랄한 구조로 되어 있고요. , 국내 출간 제목이 '우중괴담'인 이유는 아마 이 마지막 이야기에서 항상 비가 오는 날에 괴담을 듣는 장면이 나와서 그런 것 같아요. 원서 제목은 누가 봐도 의역해야 하는 그런 제목이잖아요. 아무튼 글도 재미있고 구성도 좋아서 다른 작품도 읽어볼래요.

 

三津田信三 <逢魔宿> KADOKAWA / <우중괴담> 현정수 옮김 북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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