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기관

고이케 마리코 <아오야마 살롱>

일어번역가 이진아 2025. 7. 30. 21:32

사랑은 금지지만 고객의 연인은 되어야 하는 매춘부의 삶

 

불륜으로 생긴 아이를 사고로 잃고 고급 창관에서 일하게 된 여성의 심리를 묘사한 작품이에요. 위에 쓴 문장 중에 '작품이에요' 말고 이해한 부분이 하나도 없어요. 나에겐 너무 어려운 내용이어따.........

 

주인공인 나쓰키는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성장한 여성이에요. 아버지는 누구인지 모르고, 어머니는 말 그대로 남자에 미쳐 있어요. 그리고 불륜으로 만난 남자에게도 사랑받지 못했기에 자신이 사랑할 존재라며 임신한 아이를 낳아 키우게 돼요. 하지만 미혼모로 살기는 힘들어서 어쩔 수 없이 증오하는 어머니에게 낮에는 아이를 맡기고 일을 간 상황에 아이가 집에서 베란다에서 추락하여 죽고 말아요. 나쓰키는 이미 어머니가 증오스러운데 그런 어머니에게 아이를 맡길 수밖에 없는 자신 역시 용서하지 못하고 괴로워하다가 사랑이니 뭐니 하는 감정과 가장 거리가 멀지만, 사람의 온기는 느낄 수 있는 매춘 일을 하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일을 하게 된 '마담 아나이스'라는 곳은 아오야마에 있는 고급 창관인데 가입비 1천 만 엔에 연회비 3백 만이라는 말도 안 되는 가격을 지불해야 입장 가능한 그런 곳이에요. 나쓰키는 이곳에서 먼저 일하던 친구에게 부탁하여 면접을 보게 되는데 나쓰키는 친구가 일로 돈을 받고 남자와 섹스를 하는 게 자신의 어머니처럼 남자 뒤만 쫓아다니며 구걸하듯이 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여기까지 쓰면서도 어머니가 생리적으로 혐오스러운 건 이해가 되는데 그게 왜 이렇게 되지? 하고 다시 생각했는데 역시 모르겠어요.

 

물론 앞에 고급이 붙어봐야 하는 일은 일반 매춘업소와 같으니까 돈의 단위만 다를 뿐이고 오히려 그 점이 더 우스워 보이기도 하거든요. 우리 돈으로 거의 1억이나 내고 가입해서 고작 하는 게 항문에 볼펜을 넣어달라고 하는 거라니, 하는 이상성욕에 뇌가 죽었나? 싶은 장면이나 보통 우리가 이런 업소에 상상할 법한 야한 옷이 아니라 평범한 캐주얼이나 회사원처럼 입고 대기하면서 고객에게 선택받고, 밖에서도 보통 연인처럼 데이트를 하는 컨셉으로 일하는 것 같은 걸 보면 도대체 '평범한 삶'이 뭐길래 이렇게 집착하나 싶기도 해요.

 

소설은 괴로움이나 슬픔보다 더 복잡한 '사무치는 감정'에 대해 묘사하면서 이 감정을 감당해야 하는 건 결국 본인이고, 세상에는 하나의 관계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남들은 이해하지 못할 다양한 관계가 있기 마련이라는 얘기를 하거든요. 근데 등장인물의 과거가 하나같이 사회적 통념상 일반적이지는 않고 아무리 현재를 받아들이고 살아가기로 했다고 해도 결국 그 끝이 좋을 것 같지는 않아서 뭔가 기분이 좀 별로예요.

 

小池真理子 <青山娼館> KADOKAWA / <아오야마 살롱> 송수영 옮김 랜덤하우스코리아

https://sozang.stibee.com/

 

소장기관

밀린 책을 느리게 읽는 망한 사랑 소믈리에

sozang.stib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