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만 있으면 일반인도 탐정이 될 수 있어☆
종이 감정사라는 독특한 직업의 주인공이 우연한 기회에 사건 의뢰를 받고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해결한다는 내용입니다. 주인공 와타베는 출판사에 종이를 납품하는 1인 기업의 대표예요. 다만 보통 종이 납품은 대량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출판사는 더욱 싸게 출간하기 위해 업체끼리 입찰 경쟁을 시키므로, 1인 기업인 그는 별로 승산이 없어서 그냥 근근이 먹고 사는 처지입니다. 그런 그에게 한 여성이 탐정 사무실로 착각하고 들어와 남자 친구가 바람을 피우는지 조사해 달라고 의뢰하게 돼요.
와타베는 어차피 시간도 많으니 용돈벌이를 하는 느낌으로 의뢰를 받게 되는데 여기서 프라모델이 하나 등장합니다. 의뢰자에 따르면 남자 친구가 평소와 달리 갑자기 프라모델을 만들었다고 하면서요. 와타베는 출판사 인맥을 통해 프라모델 전문가를 소개받게 되고, 그가 바로 이 소설에서 사건 해결의 힌트를 주는 하부이입니다. 이야기는 와타베가 의뢰를 받고 직접 현장에 나가 조사하는 역할을 맡고, 하부이는 사건과 관련이 있는 프라모델을 조사하는 역할을 맡는 거죠. 첫 의뢰를 성공적으로 마친 와타베는 의뢰자의 소개로 좀 더 복잡한 일을 맡게 되고 이것이 이 책의 중심 사건인 '미니어처 하우스 살인'으로 발전하게 돼요.
이 책의 특징은 먼저 와타베에게 번뜩이는 추리력이라고는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다만 맡은 일에 대해서는 몸으로 직접 움직이는 것을 전혀 주저하지 않는 책임감과 자신이 모르는 것은 솔직하게 타인을 의지하는 마음, 그리고 그렇게 의지할 사람을 찾을 수 있는 인맥이 있다는 거예요. 초반에 하부이와 만나기까지 출판사 지인-지인의 직장 동료-그 동료가 아는 작가 하는 식으로 계속 소개를 받는데 그때마다 일일이 감사 인사와 답례품을 준비하는 걸 보며 또 1인 기업의 슬픔을 언뜻 보았고요ㅠ0ㅠ 그래서 주인공이 진짜 말도 안 되는 추리를 할 때마다 답답하면서도 이것이야말로 우연히 큰 사건에 휘말린 선량한 시민이 보여주는 최선의 모습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다음 특징은 프라모델과 종이에 관한 전문 지식이 자세히 서술된다는 것입니다. 의뢰인에게 남은 단서가 프라모델뿐이기에 하부이는 자신의 지식을 모두 발휘하여 사건을 해결로 이끌어요. 프라모델에 쓰인 재료, 구도, 크기, 장치 등 분석할 수 있는 부분은 모두 분석하기 때문에 가끔 이런 지식까지 필요한가? 싶을 정도로 자세히 나오더라고요. 참고로 와타베 역시 본업이 잊히지 않기 위해선가 종이 관련 지식을 선보이거든요. 근데 그건 대체로 만난 상대에게 "종이 감정사? 그런 직업도 있어요?" 하는 질문을 받았을 때 "아, 예를 들면 커피잔 밑의 이 코스터... 이 종이는..." 하고 그 종이의 제조사부터 재질과 인쇄 방식까지 설명하는데 이것이야말로 정말 안물안궁 지식이지만 약간 개그 포인트라고 생각하고 웃었어요.
사건 자체는 조금 황당한 면도 있고 방식도 일반인이 맡을 사건이라기엔 잔혹한 면이 있습니다. 대신 와타베 본인은 단서를 좇는 형식이라 직접적인 살인 사건 현장을 목격하고 이런 건 아니라서 밸런스를 맞춘 느낌이에요. 또 프라모델도 그렇지만 구글맵으로 현장 지도를 미리 조사하는 등 요즘 소설이라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인물 설정도 그렇고 프라모델이 등장하는 것도 그렇고 영상으로 보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아요.
歌田年 <紙鑑定士の事件ファイル 模型の家の殺人> 宝島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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