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라스 아트 세계관의 성공적인 소설화
B급 호러게임으로 유명한 제작사, 칠라스 아트의 게임 중에서도 제목으로도 쓰인 '야근 사건' 외에 '폐점 사건' '야간 경비' '유괴 사건' '파라소셜'이 실린 소설집입니다. 칠라스 아트에서 직접 감수한 만큼 공식 소설로 보면 될 거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괜찮은 소설화라고 생각하는데 게임 특유의 B급 감성이 사라진 건 아쉬웠습니다. 게임을 모르시는 분은 여기를 보면 돼요.
표제작인 '야근 사건'은 편의점 야간 근무를 하게 된 대학생 여성이 괴이 현상에 휘말린다는 내용입니다. 과거 편의점이 있던 자리에 어떤 사건이 있었던 것 같고, 그 자리에 원혼이 남아서 편의점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것 같다는 내용이에요. 다른 단편은 거의 게임 내용을 그대로 따라가는데 이 야근 사건만 뒷부분에 추가 내용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단편은 잘 썼지만 이미 아는 내용이라 좀 늘어진다고 느낄 때도 있었는데 마지막에 배치된 야근 사건에만 추가 내용이 붙어 있으니까 약간 보너스 같고 좋더라고요.
대체로 재미있게 읽었는데 좋은 부분은 게임적 행동(야간에 여성 혼자 일하거나 위험한데도 상황을 확인하러 가는 등)을 주인공의 심리 묘사를 통해 보완하면서, 게임의 불친절한 부분에 설명을 넣어 매끄럽게 연결하려는 노력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표제작인 '야근 사건'을 보면 시작부터 주인공이 사는 집 구조가 좀 이상하거든요. 이것도 왜 그런지 설명이 들어가 있어요. 그런 식으로 다른 단편도 빈 부분을 최대한 채우려고 하는 게 보입니다. 그런 만큼 문장도 쉽고 서술도 확실해서 그냥 호러소설로 읽어도 괜찮을 정도예요.
다만 칠라스 아트 게임은 그 특유의 어설픈 그래픽과 황당한 이벤트가 이어지는 와중에 아동 학대나 스토킹 같은 사회 문제가 묘사되는 게 매력이잖아요. 근데 소설에서는 일단 '어설픈 그래픽'이 빠지게 되고 '황당한 이벤트'는 나름대로 설득력 있게 서술되니까 '그냥 무서운 이야기'가 되는 거예요. 내용만 읽으면 게임의 스토리를 최대한 잘 썼다는 게 느껴지니까 뭔가 좋은데 아쉬운 그런 애매한 기분이더라고요. 그리고 게임은 분기가 존재하니까 플레이어가 자연스럽게 의심하고 긴장하면서 내용을 추측하게 되는데 소설은 진엔딩을 중심으로 친절하게 묘사하니까 상대적으로 무난해지는 게 있더라고요. 이건 제가 내용을 알기 때문에 느끼는 아쉬움 같아요.
이번에 '야근 사건'이 영화로도 제작된다니까 관심 있으신 분은 이번 기회에 소설을 읽어두어도 좋을 것 같아요. 소설집은 2편도 나왔으니까 칠라스 팬이라면 좋아하는 작품이 실린 책으로 골라도 좋고요.
東亮太 글 Chilla's Art 원저, 감수 <夜勤事件> KADOKA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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