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하기 전에 살풀이부터 해야 할 주인공의 인생 역경
영화 감독이기도 한 작가가 쓴 소설이에요. 본인이 감독해서 영화로도 만들었더라고요. 주인공 린카는 예식장에서 일하지만 본인은 연애와 거리가 먼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고등학교 때 몰래 짝사랑하던 선생님의 웨딩 플랜을 맡으면서 마음이 흔들리고 다시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돼요. 이때 직장 동료이자 친구가 '윌윌(will will)'이라는 데이팅앱을 추천해줍니다. 저 선생님도 이 앱을 통해 결혼할 상대를 만났거든요. 그런데 세상은 데이팅앱을 통해 결혼한 커플만 골라 살해하는 연쇄살인사건으로 뒤숭숭한 상태예요. 이 상황에 앱에 등록한다고..? 하면서 깜짝 놀랐는데 주인공은 안전불감증인지 바로 매칭된 남자와 만나기로 해요.
그런데 매칭되어 만난 남자가 완전히 사회부적응자였던 거예요. 심지어 그는 스토커로 진화하여 린카를 곤란하게 합니다. 그 와중에 린카가 근무하는 예식장과 윌윌이 협업하게 되어 린카는 윌윌에서 나온 담당자 세 명과 만나는데 그중 한 명은 앱에 등록한 사람들의 개인 정보와 대화를 엿보는 쓰레기예요. 근데 이 남자도 린카를 좋아하게 되지 뭐예요. 린카에 대해 '예쁘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여러 사람의 입을 통해 나오는 걸 보면 아마 상당히 예쁜 외모의 소유자겠죠? 근데 예쁘다는 말 말고는 크게 묘사되는 게 없어서 그 매력을 잘 모르겠더라고요. 영화였다면 배우의 외모뿐만 아니라 연기를 통해 매력이 더 잘 느껴졌을 텐데 소설에서는 묘사가 너무 적으니까 저만 빼고 모든 사람이 다 린카를 좋아하는 이 세상이 도저히 적응되지 않아서 저야말로 사회부적응자된 기분이었습니다;
아무튼 연쇄살인사건이 벌어지는 상황과 데이팅앱을 이용한 린카가 언젠가 서로 교차될 것은 읽다 보면 짐작할 수 있잖아요. 범인이 사실 린카와 관련이 있다든가, 아니면 린카가 사귄 애인과 사건에 휘말린다든가 등등. 저도 그런 걸 예상하고 읽었는데 갑자기 다른 사건이 터지는 거예요? 아니 따지고 보면 완전히 다른 사건은 아니긴 한데 너무 과하다고 해야 할까. 작가가 광기 어린 사랑을 보여주고 싶었던 건 알겠는데 지나치게 극단적이에요. 살해 방법도 그렇고 거기에 린카가 휘말리는 과정까지 모두 그로테스크한 불행 포르노를 보는 느낌이었어요. 여기에 스톡홀름 신드롬과 금지된 사랑 같은 '미친 사랑'을 표현할 때 들어갈 만한 키워드가 다 들어갔다고 생각하면 돼요.
물론 자극적인 키워드는 다 들어간 만큼 온갖 사건이 빵빵 터지니까 쉴 새 없이 몰아치며 도파민이 터지는 느낌을 원한다면 읽어봐도 좋을 것 같아요. 근데 '이 위험한 시기에 데이팅앱을?' 하는 제 생각에 잠깐이라도 수긍했다면 읽지 않는 걸 추천할게요. 저는 전체적으로 작위적인 느낌이 들어서 별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内田英治 <マッチング> KADOKAWA
소장기관
밀린 책을 느리게 읽는 망한 사랑 소믈리에
sozang.stib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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